2024년 1월 19일 금요일

인생의 3단계

열정기

- 말 그대로의 열정기. 이 시기에 이런 열정이 영원할 거라 착각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운이 좋으면 성공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언젠가는 성공할거라는 믿음으로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붙이기만 한다. 또는 자신의 능력에 비해 그것이 이미 성공인 줄도 모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고갈시킨다. 

권태기

- 열정이 식어 권태가 찾아오는 시기. 열정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해 몸을 혹사시키면 결국엔 모든 것이 고갈되는 이유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시기. 열정적이었던 삶을 살아온 사람일 수록 권태가 더 심하다. 이 시기에 이르러 열정은 사라졌고 이제 권태만이 남았다고 착각한다. 보통 남은 인생은 의미가 없을거라고까지 생각한다. 일종의 Throttling 상태.

성숙기

- 권태기에 이르렀으나 그래도 오랜기간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자들에게 허락되는 시기. Throttling을 통해 어느정도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면 서서히 권태의 어둠이 걷히고 체력은 예전 같지 않지만 이전의 호기심과 재미가 살아나는 시기. 권태기를 어떻게 버텨왔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김창옥님의 인생의 3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느껴지는 바가 있어 내용을 덧붙여 봤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겪는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비슷한 것들을 경험했고, 지금은 권태기와 성숙기의 중간에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권태기가 영원할 것 같다는 착각에서 순순히 빠져나오기가 쉽지는 않다.

무엇이 보장되어 있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다.


Throttling은 이미 걸려있는것 같고,

그저 묵묵히 나의 속도를 지켜 가다보면,

내 스스로 편안할 수 있는 곳에 도착하길 바랄 뿐이다.

2024년 1월 16일 화요일

신장개업

원래는 그저 이직하는데 도움이나 될까 싶어 시작한 기술 블로그였는데

이직을 하고 여기저기 흘러다니다 보니 잘 안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와서 보니 예전 포스트들이 감춰져있었다.

어차피 썩어가는거 그냥 열어두자 싶어 다시 열어두었다.

썩어가는 와중에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나 보다.


블로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누가 와서 볼지도 의문이지만

뭐 내 블로그 내가 맘대로 하는 건데 누가 뭐라 할까 싶어 다시 하기로 했다.


현재 직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그래도 내가 즐기며 했던 것이 논문 보며 정리하는 것이었으니

여기서라도 갈증을 풀어야겠다는 쪽으로 갇혀있던 의식에 물꼬를 텄다.


뭔가 감추는 것도 많고 숨기는 것도 많았는데

감추고 숨긴다고 뭐가 얼렁뚱땅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논문 정리도 하고

해보고 싶었던 컨셉 위주의 연구 아이템이나 여기서 한번 썰을 풀어봐야겠다.


예전 포스트는 보니 하루에 하나씩 논문을 정리한다고 했었는데

미친건가 싶다.

2주에 하나씩은 뭐라도 족적을 남겨보자.

연구자라는 놈이 그래도 트렌드는 따라가야지?

2023년 3월 30일 목요일

즐거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서는 기쁨을 얻을 수 없다 했다.


나 도대체 얼마나 기쁘려고 유난히도 고난스러운걸까.


이제 좀 기뻐도 되지 않나 싶은 마음이다.

2023년 2월 13일 월요일

고대

그 복잡한 알고리즘으로도

여긴 찾을 수 없을게다.

인과가 없으니까.


여긴 발견해야 할 이유도

발견할 수 있을 키워드도 없다.


라벨은 내용과 관계없고

극히 사적일 뿐이다.

난지도 속에 깊숙히 파묻힌 버려진 캐리어 같은 공간


그 쓰레기 더미 안에서

의외로 깨끗한 캐리어를 발견하게 된다면

너는 기대를 하게 될까.

겁을 집어 먹게 될까.


왜 굳이 이런 걸 찾으려 했는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동기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나는 보이지 않지만

나는 볼 수 있는

은밀한 곳에서

세련되게 동기화 할 수 있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 거추장스러움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주는

그런 사람이길 바란다.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궁금

언제쯤 이 블로그가 검색될까?

뭔가 많이 끄적거리긴 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딱히 음침하려고 노력하진 않지만

모든 것이 연결된 곳에서

아무것과도 연결되지 않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스스로 광고하는 건 재미가 없다.

어차피 관리도 하는둥 마는둥이니

쓰고 싶은걸 쓰고

그냥 흘러가자.


연연하지 않고 글을 쓰니

고고한 취미로 그만이다.


내가 알아주면 그만이다.

Typative

Talkative 했었다.

주고 받는 것에는

체력 소모가 심했다.

본질보다 주고 받음에 더 치중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위해서는

말은 의미없다.

나는 말보다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논쟁을 피하고 싶다.

모든 노력은 오래되면 그걸로 정답인 것이다.

내겐 공감이 필요할 뿐

더 맞는 것은 필요 없다.

휴가

그렇게 기대했다. 고대했다.

막상 도달하니 찰나의 흥분 뒤에 다시 무덤덤

이게 뭔가 싶었다.


종종 일상의 걱정이 불거진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무시했다. 노력해서.


빈도 수가 줄었다.

방해의 강도도 줄었다.

그러다 보니 멍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돌아왔다.

돌아오니 허무했다.

1주일이 지났지만 내게 남은 게 없었다.


문득

이렇게 허무해 본 게 얼마 만인지

새삼스러웠다.

잘 비워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