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뜬금

불쑥 무언가를 쓰고 싶었다.

예전엔 샘솟는 무언가가 줄줄 흘러 넘쳐 페이지를 검게 채웠으나

이제 탄력 잃은 실처럼 긴장감이

끊어져 버린다.


욕망 자체는 다행히 

손에 박혀 옷 섬유에 걸려 스칠 때마다 따끔거리는 가시처럼

날 자극하지만


페이지를 열면

무엇을 쓰려고 했었는지도 모를 만큼

사그라져 버린다.


구멍이 큰 관에 호흡을 불어넣는 것 마냥

후욱

헛힘이 빠진다.


쪼그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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